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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끝에서/Korea

전남 영암 / 월출산 국립공원

by 사이테일 2015. 3. 16.


2015년 3월 8일.

날씨가 풀리고 평화로운 주말이 찾아왔다.

광주에서 출발해 한 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 전남 영암에 있는 '월출산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정확한 목적지는 '천황사'였다.

천황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청황봉'을 찍고 내려오자는 것, 약 6.6km(4시간 소요)의 코스가 우리의 목표였다.



이래저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 일정이 늦어지고, 우리는 점심을 먹고 등반을 시작하기로 했다.

결국 12시가 넘어서야 월출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천황사 주차장에는 식당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중앙에 우리가 월출산에 왔음을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본격적인 산행을 알리는 입구에 도달하기 전, '월출산 천황 야영장'이 있다.

가족끼리 혹은 친구, 연인끼리 이 곳을 방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이 곳이 아니다.



산을 조금 올라가다 보면 갈래길을 만난다.

천황사와 바람폭포. 우리의 행선지는 천황사를 지나 구름다리로 향하는 루트다.



바위와 철계단으로 이루어진 급경사 지대의 길은 험난했다.

왕복 4시간 코스라 거리 자체는 그리 길지 않았지만, 워낙 경사가 급해 상당히 어려운 산행이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내려다보이는 절경과 월출산 특유의 기암괴석은 지친 다리를 달래주었다.


힘겹게 도착한 구름다리는 아찔했다.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찔한 협곡을 더 아찔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결론은 강한 바람이 휘몰아치는 다리 위는 무서웠다.





힘들게 도착한 구름다리지만 정상까지는 아직 멀었다.

조금 더 힘을 내서 정상으로 향했다.

아무리 힘들다해도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높은 곳에 올라오니 당연하게도 바람이 많이 불었다. 추웠다.

계단 옆에 철로 된 손잡이를 잡자니 손이 시렵고, 잡지 말자니 힘들었다.

산에 오르면서 장갑 안챙기다니.



천황봉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통천문'을 통과해야 한다.

하늘과 통하는 이 작은 문을 통과하면, 이제 정상이 코 앞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 기분은 아는 사람만 안다.

그리고 그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까지의 길이 쉽지 않았다면, 그 기쁨은 배가 된다.

힘들었지만 결국 우리는 정상에 도착했다. 여기는 해발 809m '천황봉'.

광활한 염암평야와 아름다운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려오는 도중, 풀려버린 다리에 힘을 불어넣어 준 절경들.

여섯 명의 형제들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는 '육형제 바위'.

아직 겨울이 지나가지 않아서인지 매말라버린 '바람폭포'.

그 옆에 책을 꽂아 놓은 모양이라 주장하는 '책바위'.

특히 책바위의 독특한 모습은 인상깊었다. 어떻게 이 바위가 책 모양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천황사에서 12시 넘어서 출발해 5시 경에 다시 천황사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상당히 느린 속도로 산행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안내대로 왕복 4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선택한 탐방로인 '천황사 주차장 - 구름다리 - 천황봉 - 바람폭포 - 천황사 주차장' 코스는 가파른 경사 때문에 쉽지 않은 코스이다.

하지만 더불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짧은 탐방로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월출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지금과 같은 계절, 날씨에 산을 간다면 바위산이 제격이 아닐까.

이 말에 동의한다면, 월출산 국립공원을 방문해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길 바란다.